‘한국매니지먼트연합’ 창립 설명회…국내 매니저 200여명 동참
올바른 매니저상 정립 취지…“매니저도 떳떳한 직업” 한목소리

1958년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결성한 비틀스는 술집을 전전하는 떠돌이 밴드였다. 음반사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지고 사기도 당했다. 불량 멤버에 속을 썩는 등 희망도 없이 클럽을 전전하던 비틀스는 브라이언 엡스타인이란 사람을 만나 새로운 밴드로 거듭난다. 비틀스의 잠재력을 직감한 엡스타인은 링고 스타를 드러머로 영입해 밴드를 안정화시켰고, 히피처럼 옷을 입던 멤버들에게 깔끔한 정장을 입혔다. 라디오에 출연시키고 EMI 음반사 오디션을 주선했다. 1962년 비틀스는 영국에서 데뷔와 함께 최고의 밴드가 된다. 이듬해엔 미국 빌보드까지 석권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유능한 매니저가 팀을 ‘신화’로 만든 것이다.

‘연예인 매니저’라면 일반적으로 ‘건달 출신’, ‘무식쟁이’라는 선입견이 팽배했던 시절이 있었다. 실제로도 조폭 출신이 기획사를 차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사례가 없진 않다. 몇몇 연예인은 방송에서 과거 매니저의 악행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뚜렷한 매니지먼트 경험이 없는 사람이 기획사를 차려 스타를 꿈꾸는 청소년의 간절함을 악용하는 범죄가 심심찮게 벌어지기도 한다. 연예산업화를 통해 연예계에 고급인력이 대거 유입되고, 기획·제작·판매 등 선진화한 시스템을 갖춘 기획사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매니저라는 직업을 당당히 밝히기에 멋쩍다는 이들도 많다.

15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매니저들의 모임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창립 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100명 가까운 매니저들이 참석해 단체의 창립 목적을 청취했다.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올바른 매니저상을 정립하자’는 것이다. 애초 친목을 위해 현장에서 뛰던 약 200여 매니저들의 모임이었지만, 매니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직업적 자긍심을 갖자는 뜻에서 1년 만에 협회 창립에 이르게 됐다. 한 매니저는 “아이들에게 매니저도 떳떳한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라디오스타’에는 몰락한 안하무인 가수왕 최곤(박중훈)을 곁에서 지켜주는, 마음 따뜻한 매니저 박민수(안성기)가 등장한다. 가난해도 가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인물이다. 현실에서도 그런 박민수는 많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 바로 그 많은 박민수를 위한, 박민수의 단체로 성장해가길 바란다.

엔터테인먼트부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